호주 연방경찰(AFP)과 NSW 경찰이 지난 10여 년간 연방 및 주 의원, 종교단체, 지역사회 지도자 등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100통 이상의 협박·괴롭힘 편지를 발송한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시민들의 제보를 요청하고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편지들은 2015년부터 2026년 사이에 발송됐으며, 일부는 협박 또는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지들은 이미 압수돼 법과학 감정을 마친 상태다. 편지 작성자는 스스로를 'Scorpio(스콜피오)' 또는 'Bullit(불릿)'이라고 지칭했으며, 'Scorpio'라는 가명에는 스마일 이모티콘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의 내용은 주로 국가적 현안이나 지역사회의 주요 관심사에 집중돼 있으며, 신문 기사 헤드라인이나 유명 인사의 사진을 오려 붙인 스크랩도 함께 동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편지에 사용된 필체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는데, 알파벳 'F', 'L', 'T', 'N', 'H'를 유독 크게 대문자로 쓰는 습관이 두드러진다. 수사당국은 이 특징적인 필체 샘플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민들의 제보를 촉구하고 있다.
수사는 두 기관이 역할을 나눠 진행 중이다. NSW 경찰 보안수사대(SIU)는 '스트라이크 포스 유랑가라(Strike Force Yewrangara)'를 구성해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AFP 국가안보수사팀(NSI)은 연방 의원 및 지역사회 단체에 발송된 편지들을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AFP 네이선 로버트슨 경감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수사의 최우선 목표는 이 행위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더 큰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협박이나 괴롭힘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의 직무를 수행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NSW 경찰 보안수사대의 워크 대행 경감 역시 "용의자는 백인 남성으로 60대로 추정된다"며, "편지 내용에서 특정 기호나 이름을 알아보거나, 이 프로필에 해당하는 인물을 알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있어 지역사회의 협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와 종교·지역사회 지도자들을 향한 장기적이고 조직적인 위협 행위라는 점에서 당국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0년 이상에 걸쳐 100통 이상의 편지가 발송됐다는 사실은 이 행위가 단순한 충동적 범행이 아닌,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AFP와 NSW 경찰은 공조 수사 체계를 갖추고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시민은 크라임 스토퍼스(Crime Stoppers) 전화 1800 333 000 또는 온라인을 통해 제보할 수 있으며, 국가안보 관련 신고는 국가안보 핫라인 1800 123 400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