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골드코스트에서 자란 53세의 존 애트우드 씨는 약 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그가 기억하는 거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고급 신축 주택과 수백만 달러짜리 부동산들이 들어선 골드코스트는 그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동네와는 전혀 다른 곳이 되어 있었다.</p> <p>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골드코스트의 집값은 급격히 상승해 현재 중간 주택 가격이 약 100만 달러에 달한다. 임대 시장 상황은 더욱 가혹하다. 골드코스트는 최근 시드니를 제치고 전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로 올라섰으며, 지난 5년간 집값 상승률도 호주 모든 주요 도시를 앞질렀다.</p> <p>이러한 현실 앞에서 애트우드 씨 부부가 선택한 방법은 어머니의 5베드룸 주택 일부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빌려 함께 사는 것이었다. "일반 임대 시장에 나갔다면 저축할 돈이 거의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몇 달만 지내다 보증금을 모을 계획이었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수십 년 만에 다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때로는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이 희생 덕분에 내년에는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내비쳤다.</p> <p>하지만 그의 고민은 단순히 집을 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53세에 집을 산다는 것은 은퇴할 때까지 대출을 다 갚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노후 재정에 대한 걱정도 함께 드러냈다. 이전 결혼 생활에서 집을 소유한 경험이 있음에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그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p> <p>애트우드 씨의 사례는 결코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본드대학교 부동산 전문가인 조하리 아마르 박사는 자신의 주변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성인 4명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드코스트와 퀸즐랜드 전반에서 자가 보유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통계청(ABS) 자료에 따르면 1996년 80%였던 자가 보유율은 2021년 72%로 떨어졌다. 아마르 박사는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는 성인이 이제는 흔한 현상이 됐다고 설명했다.</p> <p>골드코스트로의 인구 유입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매주 400명 이상의 새 주민이 이 도시로 이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정된 주택을 두고 경쟁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더욱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마르 박사는 "새로운 공급이 없으면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경쟁에서 밀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p> <p>주거 전문 단체인 내셔널 셸터의 잭슨 힐스 최고경영자는 이 문제가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31년까지 44만 가구의 고령 가구가 적절한 주거를 찾거나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힐스 CEO는 "이혼이나 기타 생활 환경 변화를 겪는 사람들이 보증금 마련이라는 장벽을 넘을 안전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소득층이 도심에서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며, 다양한 소득 계층을 위한 다양한 주거 옵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p> <p>해결책을 둘러싼 논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퀸즐랜드 주정부가 ACT처럼 5년 이상 시장을 떠나 있던 구매자에게 인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공급 없이 이런 인센티브만 도입하면 이미 과열된 시장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마르 박사는 "공급과 수요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p> <p>한편 최근 들어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애트우드 씨 부부에게도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값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것 같아 우리에게는 좋은 신호"라며 내년에는 드디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십 년 만에 어머니 집에 얹혀살며 감내해온 불편함이 마침내 결실을 맺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p>